하룻밤 사이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원인과 과정을 집중 분석한 다큐멘터리가 미국에서 제작되어 공개된 가운데 정작 사건이 일어난 한국에서는 시청 불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1. 이태원 참사 다큐 '크러쉬' 공개
2023년 10월 17일(현지시간) 미국 방송사 CBS가 운영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 플랫폼 파라마운트+(파라마운트 플러스)에는 다큐멘터리 '크러쉬(Crush)'가 공개되며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극을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2부작으로 나뉘어 구성되었으며 다큐멘터리의 제작진은 내용을 설명하는 특별한 나레이션 없이 휴대폰·폐쇄회로(CC)TV·바디캠 영상 등 무려 1,500시간 분량의 기록을 바탕으로 사건 당시 현장을 재구성했습니다.
다큐멘터리 '크러쉬'는 당시 긴박한 현장을 담은 영상들을 통해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참사를 재연하였고 현장 영상과 청문회를 비롯해 현장에서 구조된 생존자와 의료진, 응급대원 등 22명의 인터뷰를 담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인파에 파묻혀 전신 마비를 겪었던 한국인 일러스트레이터, 군중 속에서 의식 없는 사람들을 끌어냈던 미군 병사의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으며 제작진 측은 친구를 설득해 이태원에 함께 갔다가 혼자 살아남은 미국 유학생과 인파에 깔려 의식을 잃어가는 친구를 바라만 봐야 했던 한국인 등 당시 현장에서 안타까운 이별을 겪은 사람들의 사연도 함께 전했습니다.
공식 예고편 영상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포기할 사람 포기하고 살릴 수 있는 사람부터 살려야 한대"라는 현장 구조대원의 절박한 목소리가 공개되며 그날의 안타까움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살려주세요"라고 빗발치는 비명이 고스란히 담겨, 당시의 처참하고 끔찍한 상황을 유추할 수 있어 보였습니다.
예고편을 통해 일부 공개된 인터뷰에는 "몇몇 사람들은 이태원에서 벌어진 일을 사고라고 하는데 그건 사고가 아니다", "이태원 참사는 단순 사고가 아닌 인재로 봐야 한다"라는 주장도 등장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좁은 골목에서 벌어진 참사 발생 과정과 원인을 집중 분석한 제작진 측은 참사 당시 경찰에 접수된 11개의 신고전화 녹취를 재연하며 정부 대응의 총체적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인 조시 게이너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태원 참사는 테러공격도, 총격사건도 아닌 죄 없는 젊은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사건의 희생자가 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그는 "참사는 현장에 있던 사람뿐 아니라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트라우마로 기억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공동 총괄 프로듀서인 제프 짐발리스트는 "한국은 잦은 시위로 인해 대규모 군중을 다루는데 매우 잘 준비되어 있고 경험도 많은 나라"라고 말하면서 "그런데 왜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때는 예외였는지 물어야 한다"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두 참사의 분명한 공통점은 참석자와 희생자 대부분이 젊은 세대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 이태원 참사 다큐 '크러쉬' 한국 시청 불가 이유
하지만 정작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상태로 언제쯤 공개 될 지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는 상태로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파라마운트+에 영상은 올라왔지만 플레이 버튼을 눌러도 "영상을 찾을 수 없다"라는 '404 오류' 팝업 창이 등장, 유튜브 공식 채널에 게재된 예고편 역시 "동영상을 재생할 수 없다"라는 안내 문구만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공식 계정에서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자 유튜버들이 직접 나서서 예고편을 게재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시청 불가라니, 완전 공산당이네", "참사도 이런 참사가 있을까", "나라가 중국화 되고 있다", "중국·북한 욕할 것 하나 없다", "북한 욕하더니 북한을 따라가네" 등의 반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정치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OTT 특성상 서비스를 하지 않는 나라들은 막아놓은 상태라서 어떤 개입 때문에 영상을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들도 다수 있습니다.
일부 시사유튜브에 예고편이 올라와있긴한데 정식경로로는 ott로 볼수가 없으며 현재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말고는 다른나라 어디서도 서비스가 안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전세계 동시 공개가 아니라 미국 먼저 하고나서 차례차례 공개하는 것일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해외언론들도 당시 보도를 보면 여과없이 직설적으로 보도를 했기 때문에 이번 해외다큐도 아마 꽤나 끔찍한 장면이 모자이크도 없이 그대로 실려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마음 단단히 먹고 봐야하는것 같다는 의견도 많이 있습니다.
이처럼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처럼 독자 플랫폼을 론칭하는 방식이 아닌, 국내 OTT 티빙에 브랜드관을 여는 식으로 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해당 콘텐츠 제공에 대해 티빙 쪽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서 결과적으로 티빙이 유일하게 제휴업체이기 때문에 티빙의 입장이 나올 때를 기다려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파라마운트 측과 영상제작사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국내에서 영상을 볼 수 없는 이유를 물었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위원회 측은 이에 대해 "영상을 볼 수 없는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알아보는 중"이라고 밝힌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3.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행사
한편 오는 2023년 10월 29일 서울 이태원과 서울광장 일대에서는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 대책 회의'와 '유가족 협의회'는 2023년 10월 16일부터 10월 29일까지를 '집중 추모 주간'으로 삼았다고 밝히며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유가족의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시사회를 열고 각종 추모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계획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4. 올해 할로윈 축제 이태원 참사로 홍대 안전 우려
그리고 할로윈 데이 축제가 열흘 코앞으로 다가오는 것과 동시에 지난해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일각에서는 다시금 안전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홍대에서 만나 할로윈 저녁 같이 보내실 분 구합니다" 핼러윈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홍대에서 할로윈을 즐기겠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로 이번에는 젊은이들이 핼러윈 파티 장소로 홍대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X(구 트위터)에서는 "핼러윈 때 홍대 갈 거야", "올해 할로윈 홍대 가려고요" 같은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지난 19일 찾은 홍대 인근 업소들은 '할로윈 특수' 준비에 나서고 있었으며 한 클럽은 지난 15일 핼러윈 주말 티켓 예매를 시작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또한 홍대에 위치한 파티룸 대여업체 역시 핼러윈 파티 테마로 꾸민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하며 파티룸 업체 관계자는 "이벤트 기간인 27일부터 31일은 한달 전에 예매가 이미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한 누리꾼은 "이태원과 홍대 양쪽으로 나뉘던 게 홍대로 싹 다 몰릴 것 같다"고 예상하며 홍대상인회 역시 "올해 홍대 쪽으로 많이 몰릴 것 같다"고 상황을 예측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 마포구는 다중인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문구를 현수막에 내걸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20일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 '다중인파 사고 방지를 위해 할로윈 데이 축제는 금지합니다!'라는 마포구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본 누리꾼은 "요즘 다 자제하는 분위기라서 좋네요", "미리미리 대비해서 나쁠 거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고 정부도 제2의 이태원참사를 막기 위해 '가을철 인파밀집 안전관리'에 집중한다는 내용을 밝혔습니다.
특히 이달 말 할로윈 데이를 맞아 서울 용산구와 마포구 일대 등 인파가 집중되는 지역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합동 점검이 강화된다고 전했는데 즐기는 것도 좋지만 안전에 유의하여 지난해와 같은 참사는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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